누구나 살면서 평생 가슴속에 간직하고 있는 '인생 첫 영화'에 대한 아련하고도 강렬한 추억이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수많은 영화를 보며 살아가는 동안에도, 어릴 적 어두컴컴한 상영관 안에서 스크린을 바라보며 느꼈던 첫 번째 전율은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결코 잊히지 않는 법이다. 나에게 있어서 태어나 처음으로 영화관이라는 공간을 찾아가 보았던 작품은 바로 1984년에 개봉했던 성룡 주연의 홍콩 액션 명작 <프로젝트 A>였다. 까마득한 세월이 지나 당시의 기억을 떠올려보니, 중학생 시절 친구들과 함께 단체관람을 가서 느꼈던 그 뜨거웠던 흥분과 충격이 아직도 머릿속에 또렷하게 떠오른다. 내 인생의 첫 시작을 열어주었던 이 영화와 당시의 소중한 경험에 대해 솔직하고 진솔한 감상평을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1984년 중학생 시절 단체관람으로 만난 생애 첫 스크린의 충격
때는 1984년, 당시는 중학교 시절이었는데 학교에서 단체관람으로 영화관을 찾아가게 되었다. 그전까지는 집에서 자그마한 TV 화면으로 보는 것이 영상 매체의 전부였던 나에게, 영화관이라는 거대한 공간과 스크린은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문화적 충격이자 신세계였다. 수많은 학생들이 상영관 안을 빼곡하게 채우고 불이 꺼지는 순간, 스크린을 가득 채우는 화려한 영상과 웅장한 사운드는 어린 중학생의 가슴을 미친 듯이 뛰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렇게 태어나 처음으로 보게 된 영화가 바로 성룡, 홍금보, 원표라는 당대 최고의 스타들이 한자리에 모인 <프로젝트 A>였다. 홍콩 영화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이른바 '가화삼보(嘉禾三寶)' 세 배우가 펼치는 화려하고도 유쾌한 액션은 지루할 틈을 단 1초도 주지 않았다. 19세기말 영국 지배하의 홍콩을 배경으로 해경과 육경의 치열한 대립, 그리고 해적 소탕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흥미진진한 스토리는 어린 나이에도 완벽하게 빠져들게 만들었다. 친구들과 어깨를 맞대고 숨죽이며 스크린을 바라보다가, 코믹한 장면에서는 다 함께 터져 나가듯 웃음을 터뜨렸던 그 당시 단체관람의 추억은 지금 생각해도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만드는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CG 없이 몸으로 부딪힌 성룡과 가화삼보의 명장면들
지금이야 컴퓨터 그래픽(CG)이나 특수효과, 그리고 안전장치나 와이어 기술이 완벽하게 발달해서 아무리 위험한 액션 신이라도 정교하게 만들어낼 수 있는 시대다. 하지만 1980년대 당시의 홍콩 액션 영화들은 와이어나 CG의 도움을 거의 받지 못하던 시절이었다. 말 그대로 배우들이 자신의 맨몸과 피땀으로 스턴트를 완벽하게 때워야만 했던 시대였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 속에서 성룡과 배우들이 목숨을 걸고 선보였던 수많은 스턴트 시퀀스들은 지금 다시 봐도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압도적인 리얼리티를 자랑한다.
특히 이 영화를 대표하는 가장 전설적인 명장면을 꼽으라면 단연 높은 시계탑 위에서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지붕을 뚫고 맨몸으로 떨어지는 낙하 신일 것이다. 스크린으로 그 장면을 직접 목격했던 당시의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또한 좁다란 골목길 안에서 자전거라는 지극히 평범한 소품 하나만을 활용해 다채롭고 기발한 동선으로 펼쳐내던 자전거 액션 시퀀스 역시 성룡 특유의 천재적인 연출력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성룡의 '성가반'과 홍금보의 '홍기반' 스턴트맨들이 총출동하여 합을 맞춘 리얼한 몸싸움과, 최후의 악역 라삼포에 맞서 가화삼보 세 사람이 3대 1로 벌이던 치열한 대결은 쾌감과 소름을 동시에 선사해 주었다.
80년대 레트로 감성과 리얼 맨몸 액션이 주는 특별한 추억
영화의 제목인 <프로젝트 A>라는 이름도 나중에 알고 보니 재미있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담겨있었다. 제작 당시 무단 복제나 도용이 워낙 극성을 부리던 시절이라, 촬영 보안을 유지하기 위해 가제로 붙여두었던 '프로젝트 A'라는 이름을 막상 촬영이 끝난 후 그대로 정식 제목으로 사용했다는 비화는 영화의 매력을 더해주는 요소다. 깊은 고민 없이 가볍고 즐겁게 즐길 수 있는 깔끔한 스토리 라인과 무겁지 않은 코미디, 그리고 타격감 넘치는 정통 액션의 조화는 40여 년이 지난 지금 돌이켜보아도 최고의 상업 오락 영화로서 손색이 없다.
나에게 1984년의 <프로젝트 A>는 단순히 옛날 흥행작 한 편을 감상했던 기억에 그치지 않는다. 중학생이라는 가장 순수했던 시절, 태어나 처음으로 극장에 가서 스크린이라는 새로운 세상을 만났던 내 인생의 강렬한 첫 페이지로 새겨져 있다. 요즘처럼 매끄럽지만 다소 작위적으로 느껴지는 CG 액션에 피로감을 느끼거나, 80년대 홍콩 영화 특유의 투박하면서도 뜨거운 열정과 손맛을 그리워하는 분들에게 이 작품은 꼭 한번 찾아봐야 할 명작이다. 진짜 몸을 사리지 않았던 시절의 진정한 리얼 액션과 레트로 감성이 주는 특별한 재미를 느껴보고 싶다면, <프로젝트 A>가 전해주는 쾌감을 꼭 경험해 보시기를 강력하게 추천한다.
그 당시에는 엄청난 액션씬이 단지 멋있다고만 느꼈던 것 같지만, 그 이후로 지금까지도 성룡이 만들고 출연한 작품은 한편도 빠짐없이 챙겨 보고 있다.